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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티_1-1_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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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새우거리

케이티와치벨 새우거리의 네온사인이 빛나는 골목을 걸었다. 이곳은 첨단 기술과 화려한 불빛이 뒤섞인 거리였지만, 그녀에게는 그저 반복되는 일상일 뿐이었다. 재생사로서 남의 추억을 되살리는 능력 덕분에 연명하고 있었지만, 그녀의 내면에는 늘 갈증이 있었다. 평범한 삶을 벗어나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고 싶다는 열망,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하고 싶다는 열망 말이다.

할머니에게 물려받은 작은 가게에서 케이티는 손님들이 가져오는 영화상 카드를 통해 그들의 꿈과 상처를 만난다. 첨단 기술로는 쉽게 할 수 있는 일이지만, 그녀의 고객은 대부분 기술에 적응하지 못한 노인들이었다. 오늘도 문을 열고 그들을 맞이하며 케이티는 생각했다.

“어쩌면 난 여기서 벗어날 수 없을지도 몰라.”

가게 앞에서 그녀는 한숨을 내쉬며 낡은 접속 장치를 점검하고 영화상 카드를 정리했다. 그 순간, 주름진 손에 영화상 카드를 쥔 노인이 가게 앞에 멈춰 섰다. 케이티는 그를 보며 반가운 미소를 지었다. 이 단골손님은 늘 따뜻한 추억을 찾아왔다.

“어서 오세요. 오늘은 무엇을 재생해 드릴까요?”

“요즘 잠이 잘 안 와서 말이다. 예전에 아들이랑 낚시 갔던 게 자꾸 떠오르네.”

케이티는 침대에 누운 노인의 이마에 접속 장치를 붙였다. 하얀 금속이 스며들자, 그는 평화로운 잠에 빠졌다. 영화상 카드의 장면이 펼쳐졌다. 노인과 그의 아들, 녹음이 우거진 호숫가에서 나눈 담담한 대화까지. 케이티는 그 온기를 고스란히 전달했다.

할머니에게 물려받은 재능은 때론 축복이었지만, 때론 고통이기도 했다. 누군가의 트라우마를 고스란히 껴안아야 할 때면 숨이 막혀왔다. 그럼에도 케이티는 이 길을 택했다. 상처 입은 영혼들을 위로하고, 잊힌 꿈을 되찾아주는 것. 할머니가 남긴 유산이자 자신에게 주어진 소명이라 여기기에.

사실 택했다는 말은 이상했다. 할 수 있는 것, 가진 것이 그것밖에 없어서 선택지는 하나였을 뿐이다. 할머니가 터를 잡았던 덕분에 자연스럽게 이곳에 녹아있을 뿐, 와치벨 새우거리는 결코 녹록치 않다. 이곳은 전국에 이름난 우범지대이자 환락가였다. 그럼에도 케이티에게 익숙한 공간은 여기뿐이었다.

골목 끝에서 그녀를 부르는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케이티는 한숨을 내쉬며 에로 영화 카드 박스를 찾았다.

“아이고, 저 진상은 오늘 또 뭘 찾으려나.”

짜증을 감추며 손님 맞을 준비하며 케이티는 생각했다. '이대로는 안 돼. 뭔가 변해야 해.'

속삭이는 목소리에 스스로도 놀랐다. 변화에 대한 갈망이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피어오르고 있었다. 자조 섞인 웃음이 새어 나왔다. 케이티새우거리의 다른 사람들에 비해 적어도 누군가에겐 위안이 된다고 믿었다. 상처 입은 이들에겐 작은 희망과 위로가 될 수 있다는 보람을 품었다. 보람. 지금은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케이티_1-1_원고.1717400307.txt.gz · 마지막으로 수정됨: 2024/06/03 07:38 저자 whtdrg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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