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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이티_1-4_원고 [2024/06/04 13:10] – whtdrgon | 케이티_1-4_원고 [2024/06/04 13:10] (현재) – whtdrg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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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욱신거리는 머리를 짚으며 케이티는 부엌으로 향했다. 싱크대 밑에서 진통제를 꺼내 입에 털어 넣고, 낡은 찬장 깊숙이 숨겨둔 컵라면을 꺼냈다. [[광제 금화]]를 처분하고 받은 돈으로 산 것이었다. 뜨거운 물에 불려 연명하는 [[오얏]]보다는 사치스러운 식사였다. | 욱신거리는 머리를 짚으며 케이티는 부엌으로 향했다. 싱크대 밑에서 진통제를 꺼내 입에 털어 넣고, 낡은 찬장 깊숙이 숨겨둔 컵라면을 꺼냈다. [[광제 금화]]를 처분하고 받은 돈으로 산 것이었다. 뜨거운 물에 불려 연명하는 [[오얏]]보다는 사치스러운 식사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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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제 금화는 지금은 쓰지 않지만 어디선가에서는 무척 비싸다고 들었다. [[노신사]]에게 광제 금화를 받았을 때 크게 기대했지만 상인회에 처분하고 받은 금액은 기대만큼 대단하진 않았다. 그래도 적지 않은 금액이라 밀린 월세와 잡비를 모두 내고, 이것저것 살 수 있는 돈이었다. | [[광제 금화]]는 지금은 쓰지 않지만 어디선가에서는 무척 비싸다고 들었다. [[노신사]]에게 [[광제 금화]]를 받았을 때 크게 기대했지만 상인회에 처분하고 받은 금액은 기대만큼 대단하진 않았다. 그래도 적지 않은 금액이라 밀린 월세와 잡비를 모두 내고, 이것저것 살 수 있는 돈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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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트 안의 물이 끓기를 기다리며, 창밖으로 시선을 던졌다. 어스름 저편, [[자본구]]의 마천루가 번쩍이고 있었다. 그곳에선 [[복제기]]라는 기계가 흔하다고 했다. 정제된 [[흑공 용액]]만 있으면 원하는 대로 음식을 뚝딱 만들어낸다는 마법 같은 물건. 그것은 [[영화상 카드]]와 흑공의 만남으로 탄생한 혁명이었다. 정확한 상상력의 설계도인 영화상 카드에 흑공 용액을 결합하면, 원하는 물건을 국한 없이 만들어낼 수 있게 되었다. 신의 영역에 가까운 기술의 승리였다. | 포트 안의 물이 끓기를 기다리며, 창밖으로 시선을 던졌다. 어스름 저편, [[자본구]]의 마천루가 번쩍이고 있었다. 그곳에선 [[복제기]]라는 기계가 흔하다고 했다. 정제된 [[흑공 용액]]만 있으면 원하는 대로 음식을 뚝딱 만들어낸다는 마법 같은 물건. 그것은 [[영화상 카드]]와 흑공의 만남으로 탄생한 혁명이었다. 정확한 상상력의 설계도인 영화상 카드에 흑공 용액을 결합하면, 원하는 물건을 국한 없이 만들어낼 수 있게 되었다. 신의 영역에 가까운 기술의 승리였다. |
| '보석은 물론이고, 명품 가방까지도 순식간에 만들어낸대. 그런 삶은 나에겐 영원히 허락되지 않는 걸까… 이 거리의 사람들에겐 평생 무의미한 기계겠지. 더 노력하지 않은 내 잘못인걸까…' 아무리 하찮은 존재라 해도 이런 식으로 살 죄까진 없었다. 무언가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이 꿈틀거렸지만 고문 영상이 플래시처럼 터지며 케이티를 괴롭혔다. | '보석은 물론이고, 명품 가방까지도 순식간에 만들어낸대. 그런 삶은 나에겐 영원히 허락되지 않는 걸까… 이 거리의 사람들에겐 평생 무의미한 기계겠지. 더 노력하지 않은 내 잘못인걸까…' 아무리 하찮은 존재라 해도 이런 식으로 살 죄까진 없었다. 무언가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이 꿈틀거렸지만 고문 영상이 플래시처럼 터지며 케이티를 괴롭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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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즐거웠던 기억을 떠올려보려 애썼다. 오래전 [[노마드 클럽]] 공연에 간 적이 있었다. 친구의 끈질긴 졸라붙음에 못 이겨 따라갔던 곳이다. 그날 만난 덥수룩한 금발의 남자가 유독 따듯하게 대해줬던 게 기억났다. 하지만 그 기억도 이내 우울함으로 물들었다. 그 친구가 얼마 지나지 않아 [[노마드]] 구석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었던 것이다. 범죄였는지, 사고였는지, 아니면 자살이었는지조차 알 길이 없었다. | 최근 즐거웠던 기억을 떠올려보려 애썼다. 오래전 [[노마드]]근처의 어떤 클럽 공연에 간 적이 있었다. 친구의 끈질긴 졸라붙음에 못 이겨 따라갔던 곳이다. 그날 만난 덥수룩한 금발의 남자가 유독 따듯하게 대해줬던 게 기억났다. 하지만 그 기억도 이내 우울함으로 물들었다. 그 친구가 얼마 지나지 않아 [[노마드]] 구석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었던 것이다. 범죄였는지, 사고였는지, 아니면 자살이었는지조차 알 길이 없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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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은 케이티에게서 좋은 것들을 앗아가기만 하는 것 같았다. 행복이라는 감정은 언제나 덧없이 스쳐 지나갈 뿐이었다. 마치 빛바랜 꿈처럼. 하지만 최근의 일들은 달랐다. 짧은 시간 동안 벌어진 사건들이 무언가를 시사하는 듯했다. | 삶은 케이티에게서 좋은 것들을 앗아가기만 하는 것 같았다. 행복이라는 감정은 언제나 덧없이 스쳐 지나갈 뿐이었다. 마치 빛바랜 꿈처럼. 하지만 최근의 일들은 달랐다. 짧은 시간 동안 벌어진 사건들이 무언가를 시사하는 듯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