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도구

사이트 도구


플라잉_플라이어

“플라잉 증후군”

밤공기가 희뿌옇게 가라앉은 테라스 카페. 여기서는 무슨 일이 벌어져도 현실로 돌아가면 그만이었다. 그녀는 술잔을 돌리며 주변을 둘러봤다. 낮게 깔린 음악, 소란스러운 웃음소리, 지쳐 보이는 댄서들. 이곳은 인공 차원의 유흥가였다.

한 남자가 옆자리로 다가왔다. 깔끔한 정장, 느긋한 표정. 허세 가득한 미소를 띤 채 그녀를 훑어보더니, 별 관심 없는 척 술을 한 모금 삼켰다.

“여기 처음 와보는 거 같네.”

그녀는 대꾸하지 않았다. 남자는 키득거리며 몸을 기울였다.

“긴장 풀어, 재미있는 걸 보여줄게.”

그는 코트 안에서 은빛 총을 꺼내들었다. 그리고 테라스 난간 너머로 조용히 쏘았다. 그녀가 무슨 짓이냐고 묻기도 전에, 위층에서 환희에 찬 비명을 내지르며 몇몇이 뛰어내렸다. 허공으로 몸을 던지는 순간, 그들의 얼굴은 기묘할 정도로 만족스러워 보였다.

그녀는 얼어붙은 채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남자는 태연하게 술을 한 모금 더 삼켰다.

“저것들은 플라이어야. 에고탄이 터지면 충동을 못 이기고 저렇게 되어버리지.” 그는 총을 돌려 손가락으로 툭툭 두드리며 말했다. “난 대사국 소속이야. 플라이어들을 정리하는 역할이지. 나쁜 놈이 아니라는 거야.”

그녀는 여전히 입을 다문 채 남자를 응시했다. 그는 가볍게 웃으며 잔을 그녀 쪽으로 들어 올렸다.

“자, 이제 좀 흥미가 생겼어?”

그녀는 당황한 표정을 감추려 했지만, 내면에서 끓어오르는 무언가를 느꼈다. 플라이어는 아니었지만, 지식 없이 러닝을 반복한 탓에 그녀의 에고도 불안정했다. 남자가 쏜 에고탄의 잔재가 공기 속에 퍼지며 감각을 간질였다.

심장이 빨라졌다. 숨결이 가벼워졌다. 남자의 말이 따뜻한 연기처럼 스며들었다. 눈동자가 흔들렸다.

‘어떻게 하면 이 남자가 에고탄을 한 방 더 쏘게 만들 수 있을까?’

플라잉_플라이어.txt · 마지막으로 수정됨: 2025/02/12 15:46 저자 whtdrgon

Donate Powered by PHP Valid HTML5 Valid CSS Driven by DokuWik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