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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전쟁
한때 하나였던 칼리코 종교재단이 어머니의 노쇠에 따라 두 파벌로 갈라졌다. 기존의 세계를 유지하려는 장로파와, 새로운 차원을 개척하기 위해 ‘월드 임플란트’를 도입한 혁신파가 대립한 것이다. 혁신파는 젊은 남성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월드 서버를 구축했고, 장로파는 생체 기반 어머니의 정통성을 지키려 했다. 두 파벌은 결국 서로의 핵심을 제거하려는 전쟁에 돌입했다.
러너 길드 ‘더블 블라인드’는 이 의뢰를 받아들일지 고민이었다. 둘 중 하나를 죽이려면 피지컬 러너처럼 직접 손을 대야 했다. 차원계 하나 때문에 암살자가 되는 건 좀 아니지 않은가? 그보다, 이런 일에 고민해야 하는 자신들이 더 한심하게 느껴졌다.
“이건 너무 막장인데?”
길드원 중 몇 명이 강하게 반발했다. 하지만 사일로는 그들의 말을 듣지 않았다. 그는 담담한 얼굴로 말했다.
“우린 해결사다. 해결을 하면 되는 거야.”
그러다 길드장 사일로에게 기막힌 생각이 떠올랐다.
혁신파는 젊은 월드 서버를 보호하기 위해 혈안이었고, 장로파는 늙은 어머니의 생존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었다. 그렇다면? 간단했다. 젊은 월드 임플란트와 노쇠한 어머니를 강제로 결합하는 것.
길드는 즉시 실행에 옮겼다. 전장이던 칼리코 차원에서, 그들은 임플란트 기술과 생체 차원계를 결합하는 미증유의 실험을 감행했다. 늙은 어머니와 젊은 월드 서버는 서로 연결되었고, 둘이 하나가 되었다.
월드 임플란트는 본래 단독 사용이 불가능하지만, 생체 기반 차원과 접속하면 무한한 스위칭이 가능해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즉, 그들은 한 명도 아니고 두 명도 아닌, ‘무한히 교체 가능한 하나의 존재’로 변해버렸다.
예상치 못한 결과에 모두가 얼어붙었다. 혁신파는 “이제 우리는 차원의 신을 창조했다”며 흥분했고, 장로파는 “어머니가 불멸성을 얻었다”고 울부짖었다. 그러나 그들이 신봉하던 존재가 계속 교체되며 정체성을 잃어가는 것을 보자, 경외는 곧 공포로 바뀌었다.
혁신파와 장로파는 모두 분노했다.
길드장 사일로는 헛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다들 원하는 대로 됐는데 왜 난리야?”
그는 담배를 물고 불을 붙였다. 종교재단 놈들은 정말 이해할 수 없었다.
연기를 뿜으며 그는 생각했다.
“결국 인간이란 건, 원하는 걸 줘도 불만을 터뜨리는 법이지.”
사일로는 천천히 몸을 돌렸다. 다음엔 대체 뭘 해달라고 징징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