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해병사 출신의 케이는 흑해바다에서 괴물과 싸우다가 침몰한 비행선의 유일한 생존자로 구출된 이후 정신과 무료 치료 프로그램 수료를 위해 대사관 직할 병원에 발령 배치되었다.
분명히 정신적 트라우마를 치료한다고 했는데 어째 매일 하는 치료는 잊어먹기는 커녕 현화된 괴물들에 대한 기억을 더 또렷하게 만든다. 배를 덮은 안개, 스스로의 몸에서 돋아난 이빨에 씹어삼켜지던 동료들. 그리고 그것들이 뭉쳐서 만들어진 거대한 오징어처럼 보이던 무언가. 바다로 끌려간 배. 매일매일 점점 기억이 뚜렷해지는 정도가 너무 심하다. 이젠 갑판에 있던 비누말통의 갯수까지 모조리 기억난다. 다른 무엇보다 항상 자기 아버지가 대사관의 고위 교수라며 허풍떨던 동기에 대한 모든 기억들이 너무도 생생해진다. 그런 아버지였다면 흑해선에 배치될 리가 없잖아. 아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지.
찜찜한 마음의 케이는 몰래 간수호사실의 터미널에 접속해서 담당 교수의 이름을 검색하다가 이상한 아이디 ‘해피아워2’를 매개로 좀처럼 검색되기 힘든 과거 기록 구석 어딘가에서 이름은 다르지만 분명 동일인인 교수를 발견한다.
이 사람의 직업은 몽상교수. 그리고 몽상교수가 뭔지 검색을 한 케이는 에이에게 들었던 몽상가에 대한 이야기를 떠올렸다. 꾼, 부, 수, 자를 지나가, 몽상가를 넘는 관, 인 등급인 몽상관, 몽상인의 등급에 오르면 단순히 흑공만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정확하게 녹화된 현화를 다시 흑공으로 바꾸어 재구성할 수도 있다. 그 정확한 녹화란 영상 정도의 낮은 바이트 수준이 아닌 기업급 영화상 카드 정도의 바이트는 되어야 하고…. 아.
케이는 이제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단서를 찾았다. 이 이미지의 회상이 완성되면 인간 재생기가 될 것이다. 자신의 신체는 흑공화되고 재구성될 것이다. 그 대상은 아마… 너무도 선명하게 기억이 또렷해지고 있는 그 동기….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의사와 닮았다.
연관NF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