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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양 비슷한 귀농이었다.

퓨어로열의 한적함은 아곤의 마음에 꼭 들었다. 평생 퓨어로열을 벗어나지 않고, 다시는 정계에 진출하지 않는 조건으로 사면받은 탓에 별 수 없이 제 2의 고향이 될 땅이다. 목에 채워진 현물단추퓨어로열의 바깥으로 나가지 못하게 만드는 물건이지만, 이 지역은 제약이라고 하지 못할 정도로 충분히 넓다. 수도급 도시도 있고.

거주지를 구하고 있었고 적당한 매물이 등장했다. 시골 외지에 3천 에 이르는 숲과 또 그만큼의 드넓은 농토, 그리고 커다란 저택. 무엇보다 너무나 헐값의 가격. 수많은 이야기에서 값싼 저택이 뭔가 문제가 있다고 이야기해왔지만, 모든 주인공이 그렇듯 아곤도 별생각이 없었다. 집주인이 미쳐서 자신의 모든 가족을 죽였다고 했지만 자신은 가족이 없으니까… 라고 생각했다. 새로운 집주인들이 모두 하루 만에 도망치거나 실종되었다고 했지만 여전히 별생각이 없었다. 왜냐하면 아곤플라이어였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불로불사였고, 거기에 그는 재생성이라는 능력을 가진 능력자여서 그 능력 덕분에 사형추방도 안 당하고 이렇게 대충 귀양으로 끝난 것이다. 그렇다고 지금 상태가 그렇게 유유자적해도 되는 것은 아니었다. 그의 유일한 문제는 오직 이런 한적한 곳에서 옅어져 갈 자신의 에고를 어떻게 부스팅하느냐 뿐이었다. 플라이어에게 에고 결핍은 죽음보다 무서운 코마를 일으킨다. 그런 의미에서 온갖 사연으로 점철된 이곳은 에고를 자극하는 아드레날린을 제공하는 아주 훌륭한 곳이었다.

생각은 했지만, 이런 문제일지는 몰랐다. 빈터에서 눈을 뜬 독신남 플라이어 아곤은 온갖 희한한 일을 즐긴 모험가지만 멀쩡한 자신의 몸이 집이라는 사실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일단 주머니에 손을 넣어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 한 컵을 마시며 어찌 된 일인지 생각해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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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t_fewk0035.txt · 마지막으로 수정됨: 2023/11/14 06:50 저자 whtdrg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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